시스템을 갖추는 데 인색하게 굴면 안 된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의사 수를 늘려 필수 진료과 기피와 의료의 지역 편재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최근 정책 방향을 수정했다.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인구 대비 의사 수를 근거로 들이댄다.
지역정원제도 역시 의료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지역 의사 양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면허 취득 후 의료 취약지가 아닌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상급종합병원 43개의 절반이 넘는 22개가 수도권에 위치(2020년 기준)한다.인구 대비 의사 수보다 한 명의 의사가 얼마나 많은 지역의 환자를 진료하느냐.
의사는 많아졌는데 의료 질이 떨어진다면 그 어떤 환자도 반길 리가 없다.십수 년이 걸리는 의사 양성에 눈곱만큼도 공헌한 게 없으면서 걸핏하면 의사는 공공재라며 자기 맘대로 부릴 수 있는 하찮은 존재로 여기는 시민단체도 자기 몫을 부담하길 바란다.
소아청소년과는 물론 산부인과나 외과와 같은 필수 진료과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사실 의사 수 부족보다 더 큰 문제는 의료의 지역 격차다.그리고 취약 지역의 의료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전국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는 2023년에 201명의 전공의를 모집했는데 33명만 지원했다.즉 국토 면적 대비 의사 수가 더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은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 환자 입원 중단을 결정했다.정부는 의사 수가 늘면 피부과 같은 선호 과 경쟁이 심해져 자연스레 경쟁이 덜한 필수 진료과로 유입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